요한계시록의 문학적 장르(3): 회람용으로 기록된 서신서
요한계시록 1:4, 11과 22:16은 책 전체가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에게 보낸 회람서신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일곱 교회의 이름은 밧모 섬으로부터 출발한 서신의 전달자가 방문한 순서대로 기록되었다.
계 1:4 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편지하노니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이와 그의 보좌 앞에 있는 일곱 영과
계 1:11 이르되 네가 보는 것을 두루마리에 써서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 일곱 교회에 보내라 하시기로
계 22:16 나 예수는 교회들을 위하여 내 사자를 보내어 이것들을 너희에게 증언하게 하였노라 나는 다윗의 뿌리요 자손이니 곧 광명한 새벽 별이라 하시더라
서신의 특징은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공간에서 구체적인 수신자들에게 그들의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기록된다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라는 구체적인 수신자들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구체적인 상황은 그들이 모두 황제숭배를 비롯한 삶의 전반에 침투한 우상숭배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로 한 영적 전투에서 패하여 신앙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구체적인 수신자들의 상황에 대하여 사도 요한은 그들이 영적 전투에 실패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신앙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고하기 위해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구체적인 대상이 직면한 구체적인 문제에 해답을 주기 위한 서신서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처럼 구체적인 상황에 처한 구체적인 수신자들이 있는 서신서임에도 불구하고 요한계시록을 1세기 당시와는 무관하게 후대의 사람들을 위해 미래를 예언하는 글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은 요한계시록이 회람서신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요한계시록에서 서두의 인사말인 1:4-5과 서신을 마치는 인사말인 22:21은 바울서신과 유사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서두의 인사말은 고대사회의 서신에서 사용되었던 인사말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계 1:4-5 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편지하노니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이와 그의 보좌 앞에 있는 일곱 영과 또 충성된 증인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먼저 나시고 땅의 임금들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 우리를 사랑하사 그의 피로 우리 죄에서 우리를 해방하시고
계 22:21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
본론의 첫 부분인 2:1-3:22에서 일곱 교회 각각에게 보내는 독립적인 선언들은 요한계시록의 서신서로서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일곱 교회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사도 요한이 일곱 교회에게 그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직접적이고 적절한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 2:1-3:22은 본론의 첫 부분인 동시에 요한계시록의 나머지 부분인 4-22장의 서론에 해당한다. 그리스도께서는 2:1-3:22에서 일곱 교회의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들을 진단하시고 각각의 교회에 맞는 처방을 주신다. 4장 이후의 환상들도 일곱 교회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에 비추어 해석되는 것이 적절하다. 그것은 요한계시록 2:1-3:22의 메시지들은 4-22장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교회가 돌려 읽도록 의도된 회람서신은 그 특성상 하나의 교회를 상대로 보낸 서신보다는 수신자들의 구체적 상황에 덜 민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도 요한은 요한계시록에서 일곱 교회 각각에게 말하기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독창적인 기법을 사용한다. 요한계시록은 그리스도께서 일곱 교회에게 주시는 구체적인 메시지들로 시작된다. 일곱 교회에게 주시는 각각의 메시지는 일곱 교회의 상황을 정확히 꿰뚫은 것이다.
사도 요한은 일곱 교회를 순회하던 선지자로서 그 교회들의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며, 그리스도께서는 각 교회들이 직면한 개별적인 문제들에 대해 가장 적절한 처방을 메시지로 주신다. 각각의 교회들이 직면한 공통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각각의 교회에 맞는 처방을 주신다. 그 메시지들이 요한계시록의 나머지 부분인 4-22장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2-3장의 메시지들은 나머지 부분의 서론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2-3장과 그에 연결된 4-22장의 메시지들의 주요한 내용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처한 영적 전투에 승리하도록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요한계시록 2:7, 17, 25-26; 3:5, 11-12, 2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요한계시록이라는 서신을 기록하여 보낸 목적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믿음을 견고하게 유지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1:3은 요한계시록이라는 서신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을 읽고 듣고 지키는 자들에게 복을 약속한다.
계 2:7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어 먹게 하리라
계 2:17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감추었던 만나를 주고 또 흰 돌을 줄 터인데 그 돌 위에 새 이름을 기록한 것이 있나니 받는 자 밖에는 그 이름을 알 사람이 없느니라
계 2:25-26 다만 너희에게 있는 것을 내가 올 때까지 굳게 잡으라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
계 3:5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계 3:11-12 내가 속히 오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도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이기는 자는 내 하나님 성전에 기둥이 되게 하리니 그가 결코 다시 나가지 아니하리라 내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성 곧 하늘에서 내 하나님께로부터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나의 새 이름을 그이 위에 기록하리라
계 3:21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이 하리라
계 1:3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
사도 요한은 그들이 영적 전투에서 승리하도록 구약 선지자들과 초대 교회 선지자들의 예언적 전통을 잇는 예언자로서 환상적 계시와 신탁적 계시를 서신에 기록하여 수신자들에게 전달한다. 또한 서신의 내용에 담긴 묵시문학적 요소들을 통해 하늘의 실재들을 보여줌으로써 수신자들이 그들의 현실의 삶을 하늘의 관점에서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을 열어줌으로써 현실의 신앙적 위기를 극복하도록 돕는다.
비록 계시록에 나타난 수많은 상징들이 계시록의 해석을 어렵게 할지라도, 계시록의 중심 메시지는 명백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역사의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며 그리스도께서 반드시 다시 오신다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22:7, 12-13, 20은 그리스도께서 땅을 심판하기 위해 그리고 그리스도를 위해 악과 대항하여 싸운 자들과 충성한 자들에게 상을 주시기 위해 다시 오신다는 것을 명백히 한다.
결론적으로, 사도 요한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요한계시록을 회람서신으로 전달함으로써 그들이 황제숭배를 비롯한 이교의 우상숭배가 만연한 현실에서 하나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굳건히 지키도록 격려한다.

'말씀과 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한계시록 수신자들의 삶의 정황: 황제숭배, 이교의 신 숭배,정치적 박해, 경제적 고난(2) (0) | 2025.03.28 |
---|---|
요한계시록 수신자들의 삶의 정황: 황제숭배, 이교의 신 숭배,정치적 박해, 경제적 고난 (0) | 2025.03.28 |
부활절 기도문 (0) | 2025.03.27 |
사순절 기도문(4) (0) | 2025.03.27 |
사순절 기도문(3) (0) | 2025.03.27 |